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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경남도립미술관 수집 안목 한 번 살펴볼까?

도립미술관 新소장품전 ‘이어진 세계들’, 전시 6월 6일까지
문신, 조덕현, 정호 등 60년대 걸친 60명 작가 작품 한 눈에

사람 키 높이의 윤이상 선생 결혼 사진이 관람객을 맞는다. 캔버스 밖으로 흘러내린 하얀 웨딩 드레스가 과거와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조덕현 작가가 2013년에 제작한 ‘musician 3’이다.

 

전시장 한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손 그림도 시선을 붙잡는다. 손 풍경 연작을 그려 오고 있는 진해 출신 정호 작가의 ‘무제; 2H_30F35’다. 30호 캔버스 35개로 만들어낸 거대하고 세밀한 손의 이미지는 익숙한 것을 낯설게 느끼게 만든다.

 

 

전시장 곳곳에 이색적인 작품들로 눈길을 끄는 전시가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미술관이 최근 4년간 수집한 작품을 선보이는 '신소장품 2017-2020 : 이어진 세계들'이다. 미술관이 엄선한 작품들을 통해 장르와 시대를 뛰어 넘는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소장품전은 ‘자연 ·인간· 사회’ 3개 분야의 주제로 각각 3개 전시장에서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은 1951년부터 2019년까지 약 60여 년에 걸친 작품들로 회화·설치·조각·뉴미디어 등 총 60점의 작품으로 구성했다.

 

 

1전시실은 자연을 키원드로 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도내 최고령 작가인 이준 선생이 1978년 제작한 추상화 ‘잔영’, 경남의 대표 조각가 문신 선생의 ‘탄생’, 낙동강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강복근 작가의 '낙동강의 자연, 자생, 자아', 속이 빈 스테인리스와 나무를 이용한 김근재 작가의 ‘질량 보존의 법칙’, 장민승 작가와 정재일 작곡가가 함양 상림을 배경으로 다볕청소년관현악단의 연주를 영상에 담은 영상 미디어아트 ‘상림(上林)’ 등을 만날 수 있다.

 

 

2전시실에서는 인간에 대한 작가들의 사유를 엿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정호 작가의 작품을 비롯해 합천 출생 권여현 작가의 ‘무제’, 마산 출신 이림 작가의 추상화 ‘성(成)’, 옥정호 작가의 '머리로 서기자세 - 사람바 시르아사나’ 등의 작품이 인간에 대한 심상과 실천적 모습을 표현한다.

 

 

 

3전시실과 특별 전시실에서는전시장 입구 조덕현 작가의 작품을 시작으로 사회와 역사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작품들이 선보인다. 3·15 부정선거를 표현한 서용선 작가의 ‘민주화’ 등 지역의 역사성을 담은 작품부터 한국 1세대 민중작가인 밀양 출신 안창혼 작가의 ‘뜰’, 진주 출신 박생광 작가의 ‘농경도’, 장 샤오강 작가의 ‘천안문’ 등 국내외 다양한 사회 현상을 작가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한편 도립미술관은 지난 4년간 총 79점의 작품을 수집했다. 공모를 통한 매입이 69점, 기증이 10점이다. 장르별로는 서양화 50점, 조각 11점, 한국화 6점, 영상 5점, 사진 5점 등이다.

 

 

전시 기획을 맡은 경남도립미술관 박현희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 작품의 절반 이상이 경남 출신 또는 연고가 있는 작가들의 작품인데, 작품 마다 당대 삶이나 정신, 흔적이 담겨있기에 예술가들의 눈을 빌려 바라본 여러 세계와 그 연계성을 통해 삶을 차분히 돌아보며 환기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전시는 6월 6일까지.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