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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제발 오지 말라는데…얼음낚시 속수무책

 

춘천 오월리 관광객·車 수백대 몰려…주민 감염 불안감 호소
빙어축제 취소한 인제 등 도내 얼음낚시터 곳곳 인파로 북적
현 지침상 제한지역 아니어서 경찰·공무원 계도활동이 전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강원도 내 각 시·군의 겨울축제가 줄줄이 취소됐지만 주말마다 유명 얼음낚시터에 인파가 몰려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오는 31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외지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코로나 안전불감증'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낮 최고 영하 2~3도의 기온을 보인 지난 16일 오후. 춘천시 사북면 원평리와 서면 오월리의 얼음낚시터는 수백대의 차량과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주민들이 인근에 '코로나 확산 우려에 따른 얼음낚시 출입금지'라는 현수막을 붙여놨음에도 불구하고 얼음 위에는 형형색색의 텐트들이 가득 찼고 방문객들은 밤늦도록 자리를 뜨지 않았다. 주변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할 정도였지만 낚시터 방문객 대부분은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가족과 함께 오월리 낚시터를 찾았다는 60대 A(경기도 수원시)씨는 “마스크를 벗은 사람을 본 적도 없고 야외라서 괜찮을 것 같다고 봤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방문한 40대 B씨는 “서울엔 거의 다 집합금지여서 불안하고 애들 데리고 숨이라도 쉴 만한 트인 곳을 찾다가 왔는데 밖이라서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역의 가장 큰 행사인 '빙어축제'를 취소한 인제에도 인파가 북적였다. 매년 빙어축제가 열렸던 인제군 남면 부평리 성재 축제장과 남전리 38대교 일원도 텐트를 설치하고 야간까지 빙어낚시를 하는 관광객들로 가득 찼다.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축제를 취소한 취지마저 무색해진 것이다. 또 원주시 귀래면 귀운저수지 등 강원도 내 곳곳의 얼음낚시터에는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가족단위 방문객들의 행렬이 그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얼음낚시터 인근 주민들은 걱정스러운 시선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박찬령 춘천시 서면 오월리 자율방범대장은 “주민 대부분이 노인인데 외지에서 오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코로나)감염 우려가 클 수 밖에 없어 불안한 마음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주민도 “도내 여러 지역의 겨울축제를 취소한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며 “개인방역지침이 지켜지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많아 대규모 감염이 우려될 정도”라고 토로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전염 가능성이 있는데다 풀린 날씨로 안전사고 위험성이 더욱 높아졌지만 출입을 통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현 지침상 얼음낚시터는 출입 제한 지역이 아니어서 2m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의 개인방역지침만 지키면 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찰과 공무원이 주말마다 현장을 찾고 있지만 교통정리를 하거나 개인 방역지침을 지켜달라고 계도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실정이다. 춘천시 관계자는 “요즘 매주 주말만 되면 민원이 쏟아지면서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있지만 해산을 강제할 수도 없다”며 “방역수칙 준수 홍보 외에 근본적 대안이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무헌·김인규·권순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