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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광주 ‘영웅’ 기리는 ‘명예의 전당’에 성범죄자가 웬말

광주시청 1층서 제막식…267명 헌액
지역 경제 물의 빚은 일부 인사도 선정
‘선정위’ 신설…관리 기준 등 마련 필요

 

광주시가 공동체에 헌신한 ‘영웅’들을 기리기 위한 명예의 전당을 개관했다. 하지만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인사 중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성추행이나 지역 경제 악영향 등으로 물의를 빚은 인물들이 포함돼 있어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을 중심으로 가칭 ‘선정 위원회’ 신설 등을 통해 선발 기준과 선발 후 관리 기준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시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광주시청 1층에 광주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영웅’들을 기리기 위한 명예의 전당이 문을 열었다”면서 “이날 오전 이용섭 시장, 김용집 광주시의회 의장, 구제길 광주아너소사이어티회장, 윤택림 광주시 시정자문위원회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시 명예의 전당’ 제막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광주시 명예의 전당은 사회공헌자를 예우하고 시민들에게 사회공헌활동을 공유해 광주지역의 사회공헌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됐으며, 총 3개 구역으로 꾸며졌다.

첫 구역에는 1987년부터 매년 사회봉사와 학술, 예술, 체육, 지역경제진흥 등 5개 분야에서 지역발전을 위해 공헌한 시민·단체를 발굴·시상하는 ‘시민대상’ 수상자의 이름이 새겨졌다. 현재 이 구역에는 역대 시민대상 수상자 153명이 헌액돼 있으며, 향후 수상자를 헌액하기 위한 자리도 마련돼 있다.
 

두 번째 구역에는 나눔을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을 위한 공간을 조성했다. 이 공간에는 광주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114명의 이름이 헌액돼 있다. 세 번째 구역은 지역사회를 위해 나눔과 연대를 실천하며 따뜻한 울림을 주는,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시민을 발굴해 채워나가기로 했다는 게 광주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인물 중 일부는 성추행 사건에 휘말리는가 하면 투자 등을 명목으로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등 지역사회에 파문을 끼친 전력 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놓고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에선 “목숨을 걸고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5·18 등 대한민국 민주화 등을 위해 헌신한 분들이 진정한 영웅이 아니냐”면서 “이들의 이름 대신 성추행 범죄자 등을 영웅화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기우식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시민과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은 철저히 배제하고, 행정이 주도해서 일방적으로 누군가를 영웅화하는 게 옳은 지부터 되새겨볼 일”이라며 “특히 시민을 대표하는 영웅을 헌액하는 일이라면, 최소한 선정 전과 선정 후 일정 수준의 자격을 꾸준히 검증하는 절차 정도는 마련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