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강릉 1.3℃
  • 서울 3.2℃
  • 인천 2.1℃
  • 흐림원주 3.7℃
  • 흐림수원 3.7℃
  • 청주 3.0℃
  • 대전 3.3℃
  • 포항 7.8℃
  • 대구 6.8℃
  • 전주 6.9℃
  • 울산 6.6℃
  • 창원 7.8℃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순천 6.7℃
  • 홍성(예) 3.6℃
  • 흐림제주 10.7℃
  • 흐림김해시 7.1℃
  • 흐림구미 5.8℃
기상청 제공
메뉴

(강원일보) 해오름 명소 양양 죽도해변 20층 건물에 일출 가려

집중기획-동해안 천혜경관이 사라진다 (1) 양양 해변 곳곳 난개발

 

연 50만 관광객 찾는 명소
고층 숙박시설 3개 추진중
현행법상 건축 막기 어려워
지역내 곳곳으로 번질 위기


천혜의 강원 자연경관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수년 전부터 고층 생활형 숙박시설과 아파트 등이 우후죽순 동해안 바닷가 인근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중국발 미세먼지와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다. 무분별한 개발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역효과가 될 공산이 크다. 강원일보는 동해안 경관을 해치는 현장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조화로운 개발 방안을 찾기 위한 기획시리즈를 싣는다.

올해 5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국내 최고의 서핑 명소로 자리 잡은 양양군 현남면 동산리 해변과 시변리 죽도해변. 이곳에 최근 2년 새 20층의 고층 생활형 숙박시설 3개가 착공했거나 인허가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이들 건물이 모두 들어설 경우 해안선은 물론 양양의 핵심 관광지 중 한 곳인 죽도(竹島)마저 가려질 수 밖에 없다. 이곳은 둘레 1㎞, 높이 53m 밖에 되지 않지만 사시사철 송죽이 울창하다고 해 竹島(죽도)로 불리고 있다. 특히 정상에 위치한 죽도전망대는 푸르디 푸른 죽도해변과 동산해변 모두를 한눈에 아우를 수 있어 양양의 명소로 꼽힌다.

그러나 이곳을 가리는 20층 규모의 생활형 숙박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더욱이 건물 뒤 주민들과 다른 숙박시설 등에서는 이 건물로 인해 아예 일출을 보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치단체로서는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양양군 관계자는 “생활형 숙박시설을 짓겠다고 할 때 건축법상 기준에 위배하지 않은 상태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는 경우 소송을 당할 수도 있지만 대안을 고민 중”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경관심의 절차를 거치지만 이 또한 개발법의 하위법 개념이어서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향후 수년 내 양양지역 곳곳에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양양군에는 2016년 낙산도립공원이 해제된 이후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20층 이상의 건축물을 짓기 위한 협의 의뢰가 30건 넘게 접수됐다.

이 중에는 무려 60층의 건물을 짓겠다고 한 업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개발을 허용할 경우 중요한 관광자원이자 미래의 가치인 '바다경관'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내 환경전문가인 최병성씨는 “해변경관 훼손 문제는 최근 들어 전국의 주요 해안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미비한 규정이 문제이지만 자치단체가 당장의 개발 이익보다 중장기적인 지역의 가치를 고민해야 하며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무헌기자
 
 ※ 건폐율과 용적률=건폐율은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 바닥면적 비율로 수평적 건축 밀도이며, 용적률은 대지면적에 대한 지상 건축물의 연면적의 비율로 입체적인 건축면적과 밀도를 말한다. 도시계획구역 내 용도지역에 따라 다르며 모두 쾌적한 도시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