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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중·고교 용지 못 준다” 부영, 혁신도시 고층 아파트 고집

한전공대에 기증 골프장 잔여지…각계 반대의견·권고 무시
환경영향평가 앞두고 녹지지역을 3종 주거지로 변경 ‘고수’

 

 

한전공대 부지를 기증하고 남은 골프장 잔여지에 고층 아파트단지를 신축하기 위해 용도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주)부영주택이 나주시, 전남도교육청 등 관계기관들의 권고나 요구를 모두 거부하고 당초 계획안을 고수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지 기증의 대가로 무리한 용도변경을 강행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고층 아파트단지 조성을 위한 근거로 잘못된 통계까지 인용하고 있어 전문가, 나주시, 전남도 등의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0일 나주시 등에 따르면, 나주시는 지난 13일 ‘부영CC부지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을 위한 전략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의 결정내용’을 공고했다. 한전공대 부지(40만㎡)를 제외한 빛가람동 908번지 부영CC 잔여지 35만2294㎡를 기존 자연 녹지지역에서 고층 아파트 신축이 가능한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하겠다는 계획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하는 데 있어 평가 항목과 범위와 관련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이다.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해 해당 계획의 적정성·입지 타당성·환경보전계획과의 적합성 등을 분석한 뒤 나주시 관련 부서 협의, 나주시의회 의견 청취, 나주시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등의 행정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공고에서 (주)부영주택은 35만2294㎡의 잔여지 가운데 87%에 해당하는 30만6926㎡를 아파트 용지, 나머지 4만5367㎡는 유치원과 초등학교(1만5000㎡), 완충 녹지(1만7830㎡), 도로(1만2537㎡) 등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도시관리계획 변경 제안서와 같은 내용으로, 교육당국의 요구, 나주시의 권고, 지역 각계 및 전문가들의 의견 등을 무시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남도교육청은 아파트 신설에 따라 다수의 학생 유입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초등학교·중학교 설립 용지 3만㎡, 고등학교 용지 2만7000㎡를 배정해 줄 것을 요구했으며, 나주교육지원청 역시 “유치원과 초교, 중학교 부지가 각각 1곳씩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또 자연녹지를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특혜라는 부정적인 여론에 나주시가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부영주택 측에 권고했으나 이 역시 거부됐다.

나주시 관계자는 “검토 결과 5300여 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하는데 있어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건축연면적 비율)이 250% 이하인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도 충분하다는 점을 부영주택 측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영주택 측의 계획안은 나주시의 도시계획관리 지침인 ‘용적률 175% 이하, 최고층 25층 이하’까지 넘어서고 있어 그 배경에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부영주택 측이 대규모 고층 아파트단지 조성을 위해 근거로 제시한 인구 통계 역시 오류라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 2016년 이후 인구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는 빛가람혁신도시의 인구 통계를 부영주택 측은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혁신도시권 인구 증가율이 24.1%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나 빛가람혁신도시(빛가람동) 인구는 지난 2014년 3895명, 2015년 1만2452명(8557명 증가), 2016년 2만1405명(8953명), 2017년 2만8266명(6861명), 2018년 3만819명(2553명), 2019년 3만2478명(1659명)으로 2016년을 정점으로 증가세는 뚜렷하게 떨어지고 있다.

부영주택 측 용도변경안을 심의할 예정인 일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회 위원들은 이에 따라 ▲유입 인구 수요·공급에 대한 예측·분석 등을 통해 지구 지정(공동주택부지 등)에 대한 필요성·계획 규모 등의 적정성 검토 및 대안 제시 ▲주변 아파트 용도지역(제2종 일반주거지역)을 고려한 토지 용도 결정 ▲한전공대 등 주변 경관과 조화롭게 사업 추진 등의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 지역개발 전문가는 “(주)부영주택이 제시한 방안은 검토, 심의 과정에서 수정·개선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역기업이 지역 발전을 위해 순수한 의지에서 한전공대 부지를 기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나주=손영철 기자 ycs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