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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1004 섬 신안, 1004 뮤지엄을 꿈꾸다

‘1도(島) 1뮤지엄 프로젝트’ 진행
천사상미술관·수석박물관 등 12곳 완성
기점·소악도, 12개 예배당 ‘12사도 순례길’
자은도, 수석미술관…반월·박지도, ‘퍼플교’
안좌도엔 세계적 화가 김환기 고택

 

바쁜 삶에서 잠시 벗어나 나를 차분히 돌아볼 수 있는 순례길, 신비로운 보라색이 인상적인 퍼플교, 바닷 소리가 들릴것같은 다채로운 조개를 만날 수 있는 조개박물관, 세계적인 화가 김환기의 생가.

1004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천사의 섬’으로 불리는 신안군은 힐링과 휴식, 예술이 어우러진 천혜의 지역이었다.

 

지난 15일 광주에서 약 1시간 30분을 달려 신안 압해도 신장선착장에 도착했다. 기점·소악도를 비롯해 신안을 대표하는 병풍도, 자은도, 안좌도 등을 방문하기 위해서다.
 

신안군은 자연 자원을 활용해 섬 하나하나에 박물관과 미술관을 건립하는 ‘1도(島) 1뮤지엄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현재 천사상미술관, 1004섬 수석박물관, 이세돌바둑기념관 등 자연을 모티브로 미술관·박물관 12곳이 완성된 상태다.

 

 

선착장에 도착해 약 30분간 조그마한 행정선을 타고 파도를 가르며 달리는 배위, 햇빛에 반짝이는 바다를 보다보면 기점·소악도에 도착한다. 기점·소악도는 병풍도를 모섬으로 하는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등 작은 섬 네 개로 이뤄진 섬이다. 스페인에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이 있다면 신안에는 12사도 순례자의 길이 있다 .이곳은 섬을 잇는 순례길이라고 해서 ‘섬티아고’, 예배당 열두 개가 예수의 12사도를 상징한다고 해서 ‘12사도 순례길’이라고도 불린다. 섬에 도착하자마자 순례길을 찾는 방문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적한 자연을 보며 걷기에 안성맞춤. 노둣길로 이어진 섬과 섬은 여유로움 그 자체였다.

 

 

이어 자은도로 향했다. 천사대교 건너 양산해변을 끼고 만들어진 ‘1004 뮤지엄 파크’에는 수석미술관·수석정원을 비롯해 세계조개박물관, 신안새우란 전시관, 바다 해양숲 공원이 조성돼 있다.

뮤지엄파크는 말 그대로 박물관들이 모여있는 하나의 공원으로 축구장 70배 면적을 자랑한다. 현재는 1004섬 수석미술관과 세계조개박물관이 문을 열고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으며, 해송숲 오토캠핑장, 유리공예 미술관과 현대미술관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또 끝없이 펼쳐진 갯벌과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무한의 다리’도 만날 수 있다. 섬과 섬을 다리로 연결해 걸어서 갈 수 있도록 만들어 이곳을 걷다보면 탁 트인 해변만큼 가슴도 확 트인다. ‘무한의 다리’ 바로 옆 자은면 한운리 일원에는 이탈리아에서 활동 중인 박은선 작가와 건축 거장 마리오보타가 협업해 인피니또 뮤지엄을 건립할 계획이다.

신안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김환기다. 신안이 낳은 세계적 화가 김환기 고택은 안좌도에 있다. 신안군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으로 이곳 마을 주민들은 고향을 설명할 때 김환기를 절대 빼놓지 않았다. 그에 대한 큰 애정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신안군은 그의 생가 인근 저수지에 군도형(플로팅) 미술관을 추진 중이다. 김환기의 예술과 문화, 사색 등은 물론이고 인근 환경과 결합해 다양한 사색, 즐길거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홍콩의 여행잡지(U magazine)에 소개되기도 한 반월·박지도는 도라지 군락지와 라벤더 정원을 중심으로 보라색 퍼플교, 보라색 지붕으로 입소문을 타 관광객들이 끊이질 않는다. 지금은 라벤더가 다 져버려서 꽃을 볼 수는 없었지만 두리∼박지도∼반월도를 잇는 ‘퍼플교’를 걷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다. ‘퍼플교’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광활한 갯벌에는 낙지, 꽃게들이 숨어들었는지 작은 구멍들이 숭숭 뚫려 있었는데, 1.5㎞길이를 자랑하는 이 다리는 배를 타지 않고 걸어서 육지에 가보고 싶다던 할머니들의 소망을 담아 만들어졌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현대미술의 성지로 불리는 일본 나오시마, 미술관 하나로 많은 관광객들이 발길을 붙잡는 일본 가나자와처럼 신안도 천혜의 환경을 바탕으로 가고싶은 섬으로 만들 계획”이라며 “신안은 ‘1도1뮤지엄’을 통해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안=글·사진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