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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날라-리] 해상 환각 파티?…'해운대 마약주사기' 대체 어디서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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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속풀이 프로젝트 '날라-Lee'.

 

<부산일보> 독자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날라'주는 '이' 기자입니다.

 

기자가 무엇입니까. 권력 감시같은 묵직한 '스트레이트 펀치'만 날려야 합니까. 갈고 닦은 취재 기술로 일상 속 미스터리, 궁금증을 풀어주는 '잽'도 던져야 합니다.

 

'동치미 막국수'처럼 속 시원하게 뚫어드리겠습니다. 끝까지 파고들 테니 무엇이든 댓글로 제보해주십시오.

 

 

2019년 6월.

 

해운대구 출입기자 당시 추적한 바닷가 '마약주사기'.

 

당시 한 자갈밭에서 발견된 의문의 일회용 주사기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사 결과 히로뽕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그러나 DNA가 훼손되면서 추적 실패.

 

바다에서 주사기가 떠밀려 온 것으로 추정되면서 '선상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졌으나,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의문의 주사기들이 또 보인다. 여전히 '선상 마약 파티'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

1년 뒤 여러 제보자에게서 들리는 '잊힌 주사기'의 행방.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단속이 강화됐음에도 설마 했던 일이 그곳에서 또다시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주사기만 눈에 띈다는 말뿐이고 별다른 단서는 없는 상태.

 

 

최근 부산을 위협해 온 마약 사건들.

 

지난달 해운대구 한 교차로에서 대마초를 흡입한 포르쉐 운전자가 환각 질주를 벌여 7중 추돌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늘어나는 마약 사범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거기에 더해 시민들이 오가는 길거리에, 그것도 부산 대표 관광지에 버젓이 마약 주사기가 계속해서 발견된다니….

 

취재팀은 이번 사태를 본격적으로 파헤치기로 했습니다.

 

우선 직접 주사기를 찾아 나섰습니다.

 

장갑을 끼고 막대기를 든 채 자갈밭을 뒤지자 첫 번째 의문의 일회용 주사기가 나타났습니다.

 

놀랍게도 이를 발견하는 데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날라-리 취재팀 3명이 3시간 이상 둘러봤더니 무려 8개의 일회용 주사기를 찾았습니다.

 

생긴 것도 제각각. 오래 방치된 탓인지 색이 바래거나 부서진 것도 여럿.

 

바닷물로 추정되긴 하지만, 정체불명의 액체들이 주사기 안에 담겨 있기도 했습니다.

 

취재팀은 의문의 주사기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전달했으나, "DNA가 검출되지 않는다" "추가 단서 없이 적발하기는 어렵다" 등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부산경찰청 마약수사대 측은 지난해 발견된 일회용 주사기가 선박 등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당시 해경에 단속 강화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이후 계속해서 형사 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없다고 합니다.

 

해경은 마약전담수사팀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관련 인터뷰가 불가하다고 합니다.

 

이에 취재팀은 아직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1년 전 사건의 연장선으로 보고 직접 주사기의 출처를 찾아 나섰습니다.

 

 

요트업계로부터 전해 들은 제보.

 

조직폭력배, 재벌 등이 부산 앞바다 요트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것은 예전부터 알려진 일이라고 합니다.

 

더불어 피항 온 러시아 선박에서 그런 파티가 벌어지기도 한다고…. 물론 과거의 일이고 직접 목격한 사실은 아니랍니다.

 

그러나 바다라는 특수한 환경에 사생활이 보장되는 요트 성격상 충분히 가능성 있는 얘기.

 

실제 지난해 10월 부산 다대포에 정박한 요트에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선주가 입건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1년 전처럼 추적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러시아 현지인을 수소문해 피항 요트의 '마약 파티' 단서를 뒤졌으나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요트 마약을 뜻하는 은어로 텔레그램, 구글 등을 뒤졌지만 입증할 단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수소문 끝에 또다른 놀라운 의혹을 제기하는 한 제보자와 접촉할 수 있었습니다.

 


 

"4~5년 전 재벌, 연예인이 와서 요트에서 마약을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서울에는 이런 불법적인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유명 클럽이 꽤 많습니다."

 

한 클럽 관계자의 추가 제보. 서울 클럽에서 사람들을 부산으로 데려와 요트 마약 파티를 벌인다는 얘기.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그런 일(?)이 잘 들리지 않는다고.

 

다른 한 클럽 관계자는 부산 클럽 밀집지와 일부 요트업계가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마약 투약자들과 친분이 있었다는 한 제보자는 또다른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해변 자갈밭의 경우 요트 등 선상 마약보다는 육지에서 이뤄진 마약일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마약 투약자 특성상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장소를 한 번 찾으면, 알려지기 전까지 주기적으로 그곳에 주사기를 버린다고.

 

그렇다고 선상 마약 투약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답니다.

 

다만 요트는 마약 투약 장소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마약을 하기 위해 요트를 타는 것이 아니라 요트를 탄 김에 한 번씩 투약을 한다고 합니다.

 

상습 투약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벌이는 행위라고. 이중에는 재벌가, 연예인 등 유명인들도 포함돼 있다네요.

 

호주 등 국가에서는 동양인 재벌들이 자신의 요트에서 이런 파티를 벌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부산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해운대 청사포.

 

그것도 누구나 들어가고 밟을 수 있는 자갈밭에 의문의 주사기가 끊임없이 발견되고 있지만, 바다와 육지 경찰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시민들의 계속되는 불안에도 해경은 전담부서가 없다는 이유로 육경은 DNA가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등의 이유로 사실상 사건을 방치하고 있습니다.

 

이번 취재 과정에서 만난 제보자들은 하나같이 "선상 마약 단속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다른 선박의 선주가 신고하지 않는 이상 사생활 침해 등의 이유로 단속이 어렵다고.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사실을 실제 마약 투약자들이 뻔히 알고 있다는 겁니다.

 

'마약 사각지대'라는 오명에 휩싸인 부산 앞바다. 깨끗하고 투명한 우리 자산을 하루빨리 되찾아야 합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촬영·편집=정수원·김강현 PD, 김보경·이란 대학생 인턴 blueskyda2@busan.com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시려면 '다비줌'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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