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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김천의 100산(山) 100설(說)] <8>금오지맥1(삼방산~염속산~고당산)

김천의 100산(山) 100설(說) 금오지맥1(삼방산~염속산~백마산)

 

금오지맥은 갸야수도지맥 신선봉에서 갈라져 김천시와 성주군의 경계를 이루며 남서 방향에서 북동 방향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로 전체 길이가 약 87㎞에 달한다.

 

모두 16개의 봉우리가 김천의 100명산에 이름을 올렸다. 산줄기가 길고 속하는 산들이 많아 모두 2회에 걸쳐 싣는다.

 

 

◆금오지맥에 얽힌 이야기들

 

▷활(弓)과 관련된 대방리 지명들

 

염속산과 염속봉산, 연봉산, 글씨산 등 많은 산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조마면 대방리에는 활과 관련된 지명이 유독 많다.

 

염속산 자락 옥계마을 안쪽으로는 풍수지리로 볼 때 시위를 당긴 활의 형국을 하고 있다고 하여 활목, 활미기라고 불리는 마을이 있었다. 한자로는 활 궁(弓) 자에 목 항(項)자를 써서 궁항(弓項)마을이라고 적고 있다.

 

현재의 대방3리 김해김씨 집성촌 성궁(省弓)은 현 마을회관 자리에 활을 쏘는 활터가 있어 살필 성(省)자에 활궁(弓)자를 써 성궁(省弓)이라 불렀다. 마을회관과 폐교된 대방초등학교 자리를 합해 사청걸, 사청골이라 불렸다. 사청곡(射廳谷)은 곧 활터를 의미한다.

 

성주군 벽진면과 경계를 이루는 살치재를 주음실이라고도 한다. 현 대방3리 성궁(省弓)에서 쏜 화살이 날아가는 방향에 위치해 쏜 화살을 주워왔다고 해 주음실이라 불렸다고 전한다. 현재의 명칭은 화살재, 살터재 등으로 불리다 음이 변해 살치재로 불리고 있다.

 

▷막걸리와 음식 맛이 특별한 곳 별미령

 

성주군에서 서울로 갈 때면 백마산 자락에 있는 별미령을 넘어야 했다. 별미령 고개는 험하기 이를 데 없어 갈대와 풀숲을 거쳐 오르던 이들이 고갯마루 주막에서 숨을 돌리며 마시던 막걸리와 음식 맛이 특별하고 하여 별미령(別味嶺)이라고 불렸다고 전한다.

 

하지만 현재의 별미령은 통행하는 차량도 적은데다 주막의 흔적마처 찾을 수 없어 아쉬움을 남긴다.

 

▷마을에서 쫓겨난 길운절(吉雲節) 못이 되어 돌아오다

 

아포읍 제석3리 진등마을에는 길지로 불리는 연못이 있다. 이 연못은 진등마을에 살던 길운절의 집터였다. 길지는 길운절의 집터로 1600년(선조 33년) 정여립의 처남 소덕유와 역모를 꾀하다가 발각돼 그의 출생 가택을 헐고 연못을 판 것이다.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는 제석동 출신 길운절이 심성이 곱지 못해 선산으로 쫓겨나 살던 중 정여립의 난으로 인해 연좌제에 몰린 정여립의 사촌 처남 소덕유가 중으로 변장해 길운절의 집에 머물다가 서로 의기투합해 제주도로 가서 난을 일으키기로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역모는 발각됐고 이 사건으로 길운절의 출생지가 선산으로 잘못 알려져 선산이 현으로 강등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개령현 제석동이 길운절의 고향인 것으로 드러나 개령현이 폐현되고 김산군으로 합병됐다.

 

마을에서 쫓겨난 길운절은 연못으로 고향에 돌아와 마을 앞 들판의 중요한 수원(水原)이 됐다.

 

 

◆금오지맥을 오르다1

 

▷삼방산

 

삼방산은 지례면 여배리에서 증산면 방향으로 아흔아홉 고개를 오르면 오른쪽에 산행 들머리가 있다.

 

시작부터 약 1.2㎞의 가파른 계단이 삼방산 정상에 다다를 때까지 쉼 없는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턱 밑까지 차오르는 숨을 고르며 오르는 길은 키 큰 참나무 숲과 소나무가 섞여 있다.

 

산불감시초소가 위치한 정상은 진행 방향 오른쪽은 대덕면이, 왼쪽은 증산면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자락 아랫마을과 마을 앞을 지나는 국도 사이사이로 솟아오른 봉우리와 중턱에 걸린 구름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하산길은 대덕면과 증산면을 잇는 고개인 가랫재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오르는 길보다는 다소 완만한 내리막 경사가 꾸준히 이어진다. 정상에서 가랫재 방향으로 약 2㎞ 부근 진행 방향 우측에 조망 바위가 있다. 바위 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사이로 대덕면과 김천에서 거창 방면 국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잠시 땀을 식힌 후 약한 오르막과 내리막을 거쳐 진행하다 보면 가랫재 날머리를 약 1㎞ 남짓 남겨둔 지점에서 500m 가파른 오르막이 마지막 고비다. 오르막을 오르면 추량산 표지석과 벤치가 산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이어진 내리막길을 걷다 보면 오른쪽에 다리가 저릿할 정도의 내리막이 눈 앞에 펼쳐진다. 절개지 능선을 따라 잠시 걷다 보면 가랫재 날머리에서 산행을 마감한다.

 

 

▷염속산

 

염속산은 살치재에서 출발해 정상을 향하는 길을 선택했다. 들머리는 땅 주인이 농사를 목적으로 흙을 깎아 좁은 언덕길에서 시작했지만, 이후로는 잘 갖춰진 등산로가 정상까지 이어져 있다.

 

키 큰 활엽수 사이로 이어지던 오르막은 어느덧 소나무 숲으로 바뀌고 숨을 헐떡이며 오른 오르막이 연석산, 동대산으로 이어지는 금오연석단맥길을 만나며 다소 완만해진다.

 

정상까지의 길은 한차례의 내리막도 없이 줄곧 오르막길로 이어져 있지만 거리가 짧아 2시간이면 정상까지 왕복할 수 있다.

 

 

▷염속봉산~고당산

 

살티재를 들머리로 시작한 산행 초입에는 토종밤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크기는 작지만, 단맛이 제법이다.

 

밤나무와 소나무가 섞여 있는 울창한 수림 사이로 약 1.4㎞ 오르다 보면 정상부근에 KT 중계국이 자리하고 있다. 아쉽지만 중계국 뒤편에 염속봉산 정상 표지석이 있다.

 

염속봉산을 지나 내리막 임도 오른쪽 능선을 따라 1㎞ 정도 더 진행하면 연봉산 정상이다. 가는 길 좌우로는 울창한 소나무숲이 하늘을 가린다. 연봉산 정상은 사방이 숲으로 막혀 조망을 볼 수 없다. 이곳은 송이버섯 산지로 유명해 지난해 송이버섯을 지키던 움막을 만났다.

 

연봉산을 지나 약 2㎞는 능선을 따라 진행 방향 왼쪽은 소나무가, 오른쪽은 참나무 등 활엽수가 숲을 이룬다. 전체적으로 내리막길이지만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다 글씨산 직전은 다소 가파른 오르막이 숨을 가쁘게 한다.

 

글씨산 정상에는 최근에 만든 정상석이 반긴다. 글씨산 정상을 지나 오르막과 내리막을 거듭하며 1.5㎞ 진행하면 빌무산 정상을 만난다. 빌무산 정상도 사방이 숲으로 막혀 볼거리가 없다. 서둘러 칫솔산으로 향하는 내리막길은 키 큰 활엽수로 둘러싸여 있지만, 좌측으로는 조마면과 감천, 김천혁신도시를 나무 사이로 볼 수 있다.

 

칫솔산 정상을 거쳐 고당산으로 향하는 능선은 굵은 소나무와 참나무가 섞여 있다. 서서히 오르막길을 걷다 보면 왼쪽에 전망데크가 있다. 전망데크에서는 지나온 염속봉산뿐만 아니라 염속산 넘어 희미하게 수도지맥이 눈에 들어온다.

 

전망데크를 지나 약 2㎞ 더 진행하면 고당산 정상이다. 날머리 별미령으로 내려가는 길은 약 1㎞를 뒤집어 돌아가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울창한 소나무 숲은 이곳이 송이버섯 산지임을 알 수 있다.

 

 

 

◆금오지맥에 속한 산들

▷삼방산(고드름산·865) ▷염속산(870) ▷염속봉산(679) ▷연봉산(704) ▷글씨산(757) ▷빌무산(별미산·783) ▷칫솔산(536) ▷고당산(603) ▷백마산(갈수산·716) ▷금오산(서봉·887) ▷금오산(성안전위봉·852) ▷제석봉(512) ▷국사봉(480) ▷효자봉(백마산·433) ▷송천산(397)

〈참고문헌〉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산경표(신경준 지음, 박용수 해설), 김천의 산(김천문화원), 한글산경표(현진상), 김천의 마을과 전설(김천문화원)

〈도움주신분들〉 자문=송기동·강주홍, 사진=박광제·이종섭, 드론=윤삼원, 산행=김삼덕·임상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