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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대연 푸르지오 클라센트 ‘하룻밤 새 당첨 번복’ 날벼락

 

분양권 전매 제한 전 ‘막차 분양’으로 시장의 관심이 뜨거웠던 부산 ‘대연 푸르지오 클라센트’(조감도)의 추첨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당첨자와 동·호수까지 배정하고도 재추첨에 들어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날벼락 같은 당첨 번복으로 하룻밤 새 낙첨자 신세로 전락한 청약자들의 항의가 빗발치면서 국가 청약시스템의 신뢰도와 공정성이 도마 위에 오르는 등 파장이 만만치 않다.

 

74㎡A 추첨 대상 1500여 명 빠져

한국감정원, 청약 자료 누락 탓

당첨자 발표 하루 뒤 재추첨 소동

국가 청약시스템 신뢰도 큰 타격

 

12일 한국감정원과 청약자 등에 따르면 ‘대연 푸르지오 클라센트’의 당첨자 발표가 이뤄진 지난 11일 한국감정원 측은 돌연 “은행과 청약신청자 데이터 송수신 과정에서 74㎡A 추첨대상자 중 일부가 제외되는 오류가 발생해 재추첨을 하게 됐다”고 청약자들에게 안내 문자를 보냈다. 한국감정원이 이날 청약시스템인 ‘청약홈’을 통해 이미 동·호수를 지정한 당첨자와 예비 당첨자 순번까지 발표한 후였다.

 

대우건설이 부산 남구 대연4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대연 푸르지오 클라센트’는 총 1057가구로, 이 중 352가구(특별공급 제외)가 일반 분양됐다. 이 단지는 청약통장 5만 5483개가 몰려 평균 157.6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시장의 관심이 뜨거웠다. 오는 9월 시행되는 분양권 전매 제한을 적용받지 않는 ‘막차 단지’라는 점에서 실수요자들에다 투자자들까지 앞 다퉈 청약통장을 꺼내든 것이다. 재추첨 대상이 된 74㎡A은 162가구 분양에 1만 5744명이 신청해 97.2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단지는 일반공급 세대 수의 40%를 가점제로, 나머지 60%는 추첨제를 적용해 당첨자를 선정했다. 가점제로 65가구, 추첨제로 97가구를 뽑은 74㎡A의 당첨가점은 최저 62점에서 최고 72점으로, 평균 64.49점이었다. 하지만 이 평형 당첨자 발표 후 당첨 커트라인을 넘어서는 가점을 보유하고도 낙첨됐다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공정성 논란이 제기됐다.

 

이번 사태는 한국감정원이 일반공급 대상자 추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모 은행 청약통장 보유자의 청약 신청자료를 무더기로 빠뜨리는 바람에 불거졌다. 누락된 청약자는 전체 청약자의 10%가량인 15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해당 은행에서 자료는 넘어왔는데, 이를 시스템상에서 처리하는 과정에서 자료가 누락됐다”며 “제외된 청약자들의 경우 정상적으로 청약하고도 당첨 기회를 박탈당한 것인 만큼, 이를 바로잡기 위해 재추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감정원은 하루 뒤인 12일 74㎡A 일반공급분에 대해 재추첨을 진행하고, 당첨자를 발표했다. 하지만 재추첨 결과 당초 당첨됐던 이들의 상당수가 낙첨자 신세로 전락하고, 가점제 당첨자들 역시 기존에 배정된 동·호수가 변경되는 등 대혼선이 빚어지면서 한국감정원에 대한 항의가 빗발쳤다.

 

이에 대해 한국감정원 측은 “추첨 과정에서 사업주체 대리인이 특정 난수를 선택하면 이에 기반해 추첨이 진행되는데, 기존 추첨 때 사용했던 난수를 재추첨 때 그대로 적용했다”며 “결과적으로 대상자를 확대했지만 방식은 동일한 만큼, 당초 정상적으로 추첨을 진행했다고 하면 이번 재추첨 결과가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청약자는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파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가점 순에 따라 당락을 결정하는 가점제의 경우 재추첨을 통해 오류를 바로잡았다손 쳐도, 운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추첨제 당첨자의 경우 당첨 번복으로 2억~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분양권 피’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는데 이를 쉬 납득할 수 있겠느냐”며 “전례 없는 이번 사태로 국가 청약시스템 전반의 신뢰도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2월부터 아파트 청약 시스템이 기존 금융결제원에서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감정원으로 이관됐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