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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사랑’때문에 떠나지 못하는 두루미 부부의 애틋한 사연

 

“두루미 부부의 애틋한 사랑이 너무 감동적이예요.”

철원군 DMZ두루미평화타운 내 두루미쉼터에 자리잡은 두루미 부부의 사연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두루미 부부는 천연기념물 제203호(멸종위기Ⅱ급)인 재두루미 수컷 ‘철원이’와 암컷 ‘사랑이’ 한 쌍. ‘철원이’는 2018년부터, ‘사랑이’는 2005년부터 쉼터에서 지내오고 있다. 철원이는 동상으로 발가락을 다쳤지만 완치돼 언제든지 날아갈 수 있다. 반면 사랑이는 구조 당시 우측 날개가 3곳이나 복합골절됐고 근육과 인대까지 다쳐 날지 못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사랑이가 지난 4월11, 13일 두차례에 걸쳐 알을 낳으며, 철원이와 부부를 맺은 사실이 밝혀졌다. 부부 두루미는 40일 가까이 번갈아 가며 알을 품어왔지만, 안타깝게도 부화에는 실패했다.

새끼를 낳으면 서로 남남이 돼 떠나는 여느 새들과 달리 자신의 짝을 지키며 평생을 사는 것으로 알려진 두루미 답게, 철원이는 고향인 시베리아로 돌아갈 수 있음에도 사랑이 곁에 남아 현재 함께 쉼터에서 지내고 있다.

실제로 철원군이 지난 3월 철원이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려 했다. 철원이는 수차례 날개짓을 하며 하늘로 솟구쳤지만, 날지못하는 사랑이 때문에 시베리아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쉼터에 정착했다.

이 같은 두루미 부부의 애틋한 사랑에 군은 부화에 실패한 알과 둥지를 박제로 만들고 일련의 과정을 다큐 스토리로 제작해 두루미 홍보와 교육 자료로 활용하기로 했다.

철원군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재 이들 두루미 부부의 사랑을 보며 위안을 얻게 된다”며 “내년에는 국내 첫 재두루미 자연부화가 이들 부부에 의해 성사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원=김대호기자 mantough@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