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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영화 속 강원도]탈북자 출신 머구리 명호씨가 누비던 파란 바다

⑾ 고성 저도어장·대진항

 

 


 
진모영 감독의 웰메이드 다큐영화
영화 속 풍광 관객 눈길 끌기 충분


`올드마린보이'는 역대 다큐영화 최고 흥행 기록인 관객 480만명을 모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진모영 감독이 3년 만에 선보인 또 다른 다큐영화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2017년 11월에 개봉해 1만명 남짓한 관객을 모아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지만 전작과는 결이 다른 감동을 주는 웰메이드 다큐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DMZ다큐영화제 개막작으로 소개되기도 한 `올드마린보이'는 2013년 11월에 시작돼 4년의 제작기간을 거쳤다. 영화의 배경은 대한민국 최북단 고성이다. 탈북자 출신 머구리 김명호(55)씨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두 아들 `철준·철훈'의 든든한 아버지이고 아내 `순희'씨의 다정한 남편인 `명호'씨는 가족을 위해 60㎏의 잠수복을 입고 오직 한 가닥 숨줄에 의지한 채 수심 30m의 고성 바닷속을 누빈다. 깊은 바닷속에서 진행되는 위험한 작업이지만 명호씨는 깊은 바다도, 잠수병도 두렵지 않다. 그에게 있어 가족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가진 것은 몸 하나밖에 없는 명호씨는 몸에 좋다는 것은 모두 먹고 매일 운동하며 몸을 단련시킨다. 그리고 오늘도 바다에 몸을 던진다. 목숨을 걸고 남한으로 온 주인공은 또 목숨을 걸고 남한 사회를 그렇게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명호씨 가족은 남한사회에서 여전히 이방인에 머물러 있다. 그들에 대한 경계의 시선은 여전하다. 그래서 명호씨가 부르는 `아! 대한민국'이, 또 순희씨에게 선물하는 꽃 한다발이 애잔하게 다가온다.

당초에 진모영 감독이 다루려고 한 이야기는 기사에서 접한 잠수병으로 두 다리를 못쓰게 된 잠수부의 이야기였다. 당시 기사의 주인공과 함께 영화를 찍으려고 했지만 촬영 개시일이 임박해서도 병원 퇴원을 못 하자 김명호씨를 주인공으로 섭외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영화 속 자주 등장하는 파란 바닷속 풍광이 마치 화면에 묻어 나올 정도로 인상적이다. 영화 속에서는 동해 최북단 `저도어장' 개장일의 모습이나 대진항을 부감으로 촬영한 모습 등 고성의 곳곳을 만날 수 있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